일인용 설치형 SNS, Hollo 사용기
얼마 전에 Hollo라는 설치형 SNS를 발견해서 제 홈 서버에 직접 설치해서 사용해보았고, 꽤 괜찮아서 사용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설치형 SNS가 뭔가요?
설치형 SNS라는 것이 어색할 수도 있는데, 이메일이 지메일, 네이버 메일, 아웃룩 등 여러 서비스들이 있고 심지어 직접 설치해서 운영할 수도 있듯이, 마스토돈, 플레로마, 미스키, 그리고 Hollo 등 여러 설치형 SNS들이 있고, 다양한 단체나 개인이 운영합니다. 그리고 이 운영 중인 서버들이 이메일처럼 ActivityPub이라는 프로토콜로 연결됩니다. 이 연결된 SNS들을 fediverse연합우주라고 부릅니다.특징
Hollo는 일인용 SNS입니다. 설치 후 가입하면 마음대로 계정을 만들 수 있고, 만든 계정들 중 하나를 선택하여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일인용이지만 계정을 여러개 만들 수 있는 특이한 방식입니다.
Hollo의 프론트엔드는 계정 페이지와 관리자 대시보드밖에 구현되어있지 않고, 나머지 기능들은 마스토돈 클라이언트와 호환되는 API만 구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고 팔로우하고 좋아요를 누르는 등의 활동을 하려면 마스토돈 서드 파티 클라이언트로 로그인해야 합니다.
번외: 클라이언트 추천
Hollo 뿐만 아니라 마스토돈 유저가 쓰기도 좋은 웹 클라이언트 두가지를 추천드리겠습니다.
기기 성능이 좋다면 Phanpy를 사용해보세요. Phanpy는 깔끔한 디자인 뿐만 아니라 유용한 기능들이 많습니다. 타임라인에 부스트된 글이 많을 때 모아서 보여주고, 부스트 버튼을 누르면 인용으로 글을 쓸 수도 있습니다(마스토돈은 인용 기능이 없기 때문에 내용 뒤에 원글의 URL을 넣어서 구현합니다.)
기기 성능이 좋지 않다면 Semaphore를 사용해보세요. 추가 기능들도 없고 UI도 예쁘지 않지만, 엄청나게 가볍습니다. 저사양 노트북이나 오래된 핸드폰에서 사용하면 좋습니다.
아직은 신생 소프트웨어
Hollo는 시작된 지 얼마 안된 프로젝트로, 마스토돈, 미스키, 플레로마 같이 몇년동안 꾸준히 업데이트 중인 성숙한 소프트웨어들과 다르게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우선 가장 큰 단점은 푸시 알림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 유행 중인 글들과 해시태그들을 보여주는 트렌드 기능도 없고, 부적절한 서버를 차단하는 기능도 없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기능들을 추가하고 있고, 추가할 예정이기에, 앞으로를 기대해봐도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은 마스토돈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대체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가볍고, 쉬움
마스토돈, 플레로마, 미스키같은 SNS들도 직접 설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설치하는 방법이 복잡하고, 혼자서 사용하기에는 많이 무거워서 구형 컴퓨터나 싱글 보드 컴퓨터같은 저사양 서버에는 맞지 않습니다(무겁다는 것에서 플레로마는 제외입니다. 엄청나게 가벼워서 구형 라즈베리파이에서도 돌아갑니다.)
하지만 Hollo는 일인용 SNS인만큼, 저사양 서버에서도 운영이 가능할 만큼 가볍습니다. 저는 지금 10년 정도 된 노트북을 서버로 사용하고 있는데, 문제 없이 Hollo를 잘 돌리고 있습니다. 또한 설치도 비교적 쉽습니다.
물론 기본적인 서버 운영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더 쉽습니다.
정리
Hollo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기능이 많지만 업데이트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소프트웨어입니다. 가볍고 설치가 비교적 쉬워서 일인용 SNS라는 이름에 걸맞습니다.
만약 마스토돈, 플레로마, 미스키 등을 써왔고, 서버 운영에 대한 지식이 조금 있으며, 적당한 서버를 가지고 있다면 한번쯤 설치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이 글로 설치형 SNS와 연합우주를 처음 알게 되었다면, 단체나 개인이 운영하고 있는 공개된 서버를 찾아 가입해서 써본 후에 설치를 고민해보세요.